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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란하네."

 

뱀파이어, Dr.이자요이는 헌터들에게 당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자신의 한쪽 팔을 보며 중얼거렸다.

 

"뭐, 이 패턴, 알고 있어. 자신의 힘을 과신한 몬스터가 헌터들과 싸우다가 안 되겠다고 생각했을 때는 싸움이 격해져서 결국 물러나지도 못하고 당해 버린다, 그런 거잖아?"

 

그러면서도 Dr.이자요이는 표정에 웃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서로 전력을 다해 싸웠는데도 아직도 숨기고 있는 수가 있는 건가, 헌터들은 불안감이 들었다.

 

"알면 당신도 그렇게 쓰러지면 돼, Dr.이자요이! 안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으니까……!"

 

한계가 가까워진 채로, 시치미야 나나코는 그 말을 받아쳤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진이라는 대형의 혈계까지 준비했다면 그 이상의 수를 지금까지 숨기고 있을 리가 없다. 그런 게 있었다면 진작에 자신들은 시체가 되었겠지. 굳이 지금까지 쓰지 않은 수라면, 말하자면 전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수단── 즉 도주 수단 뿐이다. 하지만 지진으로 엉망이 된 건물에서 무슨 수로 도망친단 말인가.

 

"정말이지 짜증나는 녀석이군…… 너 같은 게 어쩌다 세븐과 엮인 건지……!"

 

일레븐은 채찍을 뻗으며 짜증을 드러냈다. 자신의 친구이자 동료였을 터인 세븐── 시치미야 나나코가 전과는 달라진 1년 전쯤, 아마 이 녀석과 무슨 일이 있었으리라고 일레븐은 추측하고 있었다. 그야 Dr.이자요이는 명백한 적의를 나나코에게 드러내고 있었으니까.

 

"아하하하하! 응, 솔직히 말할게. 내 패배야. 이번에는."

 

여전히 비웃음을 가득 띄운 채로 Dr.이자요이는 패배를 인정했다.

 

"이번에는이라고…… 웃기지 마, 당신에게 다음은 없어!"

 

하지만 그 패배 선언에는 뒤가 있었다. 그걸 알아챈 나나코는 그대로 자신의 2번째 무기인 어설트 라이플을 집어 들고 연사했다. 그러나 아직 여유가 남아 있었는지, Dr.이자요이는 가볍게 날아서 그 공격을 피해 버렸다.

 

"그럼, 이제 도망가 볼까☆"

 

"도망이라고……!?"

 

그리고 Dr.이자요이는 간단히 말했다. 이 수라장에서 도망쳐 보이겠다고.

 

"설마 뱀파이어도 모노비스트처럼 안개가 될 수 있는 거냐……!?"

 

"그쪽은 그런 거랑 싸우고 있었던 건가염……? 아무튼 그딴 거 없거든염!"

 

"웃기지 마……! 네녀석이 일으킨 지진 때문에 입구도 다 박살났어! 치우고 도망칠 동안 우리가 놔둘 것 같아!"

 

당황하는 헌터들이었지만, 아무리 봐도 Dr.이자요이가 도망칠 방법은 보이지 않았다. 이미 몰아 넣은 상대다. 조금만 더 하면 사냥할 수 있는데 도망치게 둘 것 같은가.

 

"응, 도망칠 거야. '나는'."

 

그런 헌터들을 우습다는 표정으로 보며, Dr.이자요이는 뭔가의 장치를 꺼내 들었다.

 

"'송환 장치'…… 라고 하면 알겠지? 한 명 정도는."

 

"!!!"

 

헌터들이 영문을 모를 말을 하며, Dr.이자요이는 장치의 안전 장치를 해제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나나코만은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뭐, 그 한 명도 함께지만 말야! 2라운드 시작이라고!"

 

광소하는 Dr.이자요이. 그 순간 나나코는 그런 Dr.이자요이를 공격할 수 없었다. 초대받지 못한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하지만 그렇다면 이 세계는 어떻게 되는 걸까. 혼란이 마음 속을 지배했다.

 

"무슨 말이야? 저 녀석, 지금 무슨 말을……"

 

일레븐은 영문을 알 수 없어 나나코에게 무슨 말인지를 물었다. 하지만 나나코는 대답할 수 없었다. 대답하기에는 자신도 모르는 게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부 설명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나중에 설명할게. 나중에 꼭, 설명할 테니까……"

 

나나코는 이를 악물고 얼버무렸다. 여기서 송환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인지, 전투 중에 두 사람이 그대로 사라져 버리는 것인지, 그게 아니라면…… 그런 것들을 나나코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어떤 방식으로든 '시치미야 나나코'가 송환 뒤에도 살아남아 있어서 설명해 주기를 바랬다.

 

"자아 그럼, 바이바이, 헌터들! 아하하하하!"

 

스위치는 눌러졌다.

 

얼핏 보기에는 아무 것도 변한 건 없었다. 그 변화를 즉시 알아챈 것은 당사자 두 사람── Dr.이자요이와 나나코뿐이었다.

 

"……"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았을 터인' 어설트 라이플을 익숙하게 쥐어 들고, '이 세계의' 나나코는 눈 앞의 적에게 겨누었다.

 

"그러고 보면 궁금했어. Dr.이자요이, 당신은 원래 뭘 하던 사람이었을지 말야……"

 

"아, 아, 아아아아아……!"

 

반면에 눈 앞의 적은 혼란스러운 기억에 그저 좌절하고 있었다. 나나코는 자신의 몸에 빙의되어 있던 '평행세계의' 나나코의 기억을 타인의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느끼면서도, 기억을 하나하나 되짚어 갔다. 눈 앞의 상대는…… 그럴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듯했다. 뱀파이어가 되어 버린 자신에게 적응하지 못하는 거겠지.

 

"대답해 줄 생각이 없다면……"

 

"싫어……! 어째서…… 난 뱀파이어가 되고 싶었던 게 아냐! 나는……!"

 

Dr.이자요이는 절규했다. 어째서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일까. 일본을 구할 생각은 뒷전이고 복수만을 꿈꾸던 뱀파이어에게 몸을 빼앗기고, 이제는 송환 장치를 작동시켰는데도 뱀파이어가 되어 버린 몸은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런 무의미한 죽음이라니.

 

"뭐, 뭐야 이게……?"

 

"장치가 뜻대로 작동하지 않은 건가……?"

 

"그래서 갑자기 목숨을 구걸하기라도 하는 건가염……?"

 

다른 헌터들은 갑자기 변해 버린 눈 앞의 적을 이해할 수 없었다. 너무나 어이없이 주어진 승리에 긴장이 풀리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중에 설명할게. 내가 아는 만큼은……"

 

마음 속으로 한숨을 쉬며 나나코는 조용히 어설트 라이플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걸로 끝이었다.

 

어딘가에서는 지금쯤 한창 새로운 추격전이 시작되었겠지만, 자신들의 싸움은, 그걸로.

  • profile
    리포 2018.01.14 22:45
    후. 닥터 이자요이도 어떻게 정리가 됐군요. 뭐 자업자득이지만요.
  • profile
    title: (GC) N-맨크로우™ 2018.01.28 17:34
    정작 문제를 일으킨 저쪽 세계의 Dr.이자요이는 저쪽 세계로 다시 도망가 버렸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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