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좋은데, 헌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로드 창의 사냥이 끝난 후, 학생 헌터들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던 저스티스는 차가운 밤 공기에 말을 걸었다.
"……정의는 말만으로는 이룰 수 없구나."
저스티스는 그녀 나름대로 이번 사냥을 지켜 보았다. 몬스터를 사냥하기 위해 지배력을 철저히 약화시키며, 무기를 조달하고, 수하를 배제하는 등의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가던 헌터들을.
그리고 고민했다. 보이지 않는 괴물과 싸운다고 해도 정의의 편은 아니라는 당연한 고민을. 하지만 정의의 편이 괴물을 내버려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그 둘의 교집합이 어디엔가에 있으리라.
하지만 자신이 그 교집합이 되려면 먼저 헌터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말 복잡하군…… 헌터란 건……"
문득 술 생각이 났다. 아침이 가까워 오는 시간, 아무래도 많이는 마실 수 없겠지만, 한 잔 정도라면 괜찮겠지. 그렇게 생각한 저스티스는 집에 돌아가서 가면을 벗고 일상의 모습── 안세나의 복장으로 편의점으로 향했다.
캔 맥주를 계산하고 따자니 편의점으로 익숙한 얼굴이 들어왔다. 대학에서 같은 수업을 듣는 남학생이었다. 잘 모르는 사이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던 두 사람이었지만, 문득 저스티스의 눈에 남학생이 숨긴 무기가 들어왔다.
강도를 위해 숨긴 무기였다면 삼각김밥을 사기 전에 진작에 저질렀겠지. 그렇게 생각한 저스티스는 슬쩍 물어 보았다.
"……너도 헌터?"
"……너도?"
그렇게 또 한 쌍의 캠퍼스 커플이 탄생하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