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옥의 밤

20년 전의 11월 1일 새벽.

　일본 상공에 강력한 공명이 발생하여 각 지방의 신사, 불각, 유적, 분묘가 거대한 불꽃에 휩싸여 순식간에 불타 무너지는 대재앙이 발생합니다.

　그것이 “일본 동시다발 대재앙”―― 속칭 <연옥의 밤>이라 불리는 원인불명의 대재앙입니다. 당시의 조사기록에는 「재앙 직전에 짐승 같은 포효가 들렸다」,「상공에 마치 파문 같은 잔물결을 보았다」등의 정보가 남아있습니다.

　각 지방의 폭발염상현상은 놀랍게도 일본 사회를 붕괴시킬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한정적이며 파괴된 신사나 불각, 그 근방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다행이 심야 새벽에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참배객이나 관광객 등의 피해는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피해를 입은 신사와 불각 주변에는 폭발염상에 휘말린 지역도 다수 존재해, 주택의 대부분이 흔적도 없이 소실해 유체의 발견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정도였습니다. 당연히 소실된 신사나 불각은 복구되어 화재피해가 있었던 주거지에도 새로운 건물이 늘어서 사건의 흔적을 찾아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연옥의 밤 사건은 일본사상…… 인류사상에서도 매우 드문 처참한 대재앙으로서 인류의 기억에 깊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당시 정부는 원인을 전력으로 조사했습니다만 결국 그럴싸한 실마리는 발견되지 않고 현재도 조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때때로 잊힌 물건을 떠올린 것처럼 기사나 TV에서 이따금씩 다루어집니다만 이상하게도 그다지 주목되는 일 없이 수많은 정보 중 하나로 흘러버립니다.

　하지만 이 재앙의 원인이 초상현상에 의한 것이라는 건 틀림없습니다. 그 배후에 어떠한 의식마술이 거행된 것은 아닌가, 혹은 강대한 초상존재가 일으킨 현상은 아닌가하고 각 조직의 초상존재들 사이에서 소문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연옥의 밤 사건 이후로 아라미타마나 모노노케가 일본 국내에서만 다수 발생해, 동시에 카미가카리도 통상에선 있을 수 없는 비율로 탄생하기 시작한 겁니다.

연옥의 밤 이후 일본의 정세는 급격히 변화하였습니다. 과거에 희소했던 국내의 초상존재 출현 비율은 비약적으로 상승하여 일본 각지에서 초상현상이 빈번하게 목격되고 있습니다. 또한 각 지방에서 검은 콜테르 형상의 물체나 인간의 짓이라고는 믿기 힘든 참살된 사체가 발견되기도 하고 있습니다. 각 미디어는 그런 사건들을 처음에는 열광적으로 보도했습니다만,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빠르게 진정되어 지금에 와서는 크게 다루어지는 일은 없습니다.

　이상함을 눈치 챈 국외의 초상존재조직은 그것을 계기로 잇달아 일본을 방문해 독자적으로 아라미타마 토벌을 개시합니다. 그 때문에 국내에 세력을 지닌 <퇴마사협회>와 다양한 현장에서 대립해, 각 조직은 격전을 펼칩니다.

　하지만 사태의 악화를 염려한 일본의 국가조직 <환경성 특별 대책실>의 개입·교섭·중재에 의해 일부의 조직―――<마술결사연맹>이나 <성당기사단> 등――― 이 일시적으로 화해해, 대등한 협정을 맺어 협력체재를 펼치게 되고 시간이 지났습니다.

　현재, 국내에 존재하는 인류수호를 목적으로 하는 초상존재조직의 대부분은 <환경성 특별 대책실>의 의뢰나 정보제공을 토대로, 혹은 독자적인 조사나 해결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