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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플레이어 테크닉에 이은 마스터 테크닉. 저도 그리 경험많은 마스터가 아닌지라 상당히 작성에 꺼려지는 감이 있긴하지만(...) 일단 제 나름대로의 생각에 대해서 간단히 적어보겠습니다. 마스터링에 관한 글은 네이버 카페 D&D의 정보 게시판에 참으로 주옥같은 글이 많습니다. 시간 나실 때 천천히 찾아보시면 결코 후회하시지 않을겁니다. 쓸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테크닉이라기 보다는 마음가짐에 가까운 것 같지만 기분탓이겠지.


1. 마스터링은 서비스업이다

 처음부터 다소 세게 나가는 것이 아닐까 살짝 두려움이 들긴 하지만 일단 저는 마스터링은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돈을 받고 그 댓가를 제공해주는 그런 개념이 아닌, 플레이어들에게 최선의 플레이를 제공하는 그 목적에 있어서, 서비스업의 성격과 상당히 유사한 점이 많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마스터 또한 게임의 참가자로서 그 게임에 함께 참여하고 즐길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마스터는 게임의 진행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일종의 서비스임에는 변함 없습니다. 마스터 없이는 게임은 진행되지 않으며(물론 마스터가 없는 일부의 예외는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TRPG에 있어서), 어떻게 마스터링을 하느냐, 아니면 어떠한 마스터이냐에 따라서 그 게임은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그만큼 마스터는 플레이어들을 위해서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합니다. 게임 소품과 같은 사소한 것에서, 일정의 조율, 시나리오의 작성, 플레이어의 서포트 등등. 게임이 진행되면 플레이어들이 자신이 시나리오에서 준비한 것을 즐길 수 있도록 유도, 또는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전개에 대한 대응, 갑자기 일어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조율 및 해결까지. 마스터는 TRPG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내가 왜 이런 것까지 해야하지?'하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어떻게보면 이미 그 마스터는 '실격'인 것일지도 모릅니다. 마스터는 호스트로서, 게스트인 플레이어들을 맞아주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지요.

 플레이어들을 '손님'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제공하는 것. 이것이 마스터의 가장 기본입니다. 손님에게 당연히 말투와 태도는 공손해야겠지요?

 

2. 유연성을 가져라

 마스터링은 자기 주장이 강한 사람이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모든 마스터들이 말합니다. '플레이어들은 언제나 상상한 것,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그 어떠한 마스터라도 자신이 준비한 시나리오 그대로 게임이 전개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 예측할 수 없는 자유로움이 TRPG의 매력이자, 마스터링을 하는 즐거움이기도 하구요. 그런 면에서, 마스터는 언제 일어날 지 모르는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애드립이 필수적인 요건이 됩니다. 단순히 시나리오면에서만이 아닌, 게임 진행상에 일어나는 문제나, 플레이어와 마스터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사소한 의견 다툼까지. 마스터는 '유연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플레이어들의 의견을 무조건 받아들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 상황에 지나치게 어울리지 않는 것, 또는 자신이 도저히 대응할 수 없는 그러한 것들에 맞닥뜨릴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할 때는 No라고 딱 잘라 말해야하는 것 또한 마스터의 덕목입니다. 예스맨도, 노맨도 결코 좋은 마스터가 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이 유연성을 잘 활용하는 마스터는 좋은 마스터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지요.

 플레이어는 마스터의 판단을 존중하되, 마스터는 플레이어들의 의견을 듣고 허용하는 선에서는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야합니다. 때로는,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것과 다르더라도.


3. 과욕을 부리지 말라

 마스터가 해야할 것은 충분한 수준의 준비이지, 지나친 자기 욕심의 발현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마스터들은 '이야기를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습니다. 멋진 장면이나 전개, 자신만의 설정에 얽매여서 난해한 시나리오나 지나친 룰 개조 등이 시도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 또한 그러한 욕심을 부려서 실패한 경우도 많았구요. 제 경험에 따르면, 그러한 시도는 열에 아홉은 반드시 실패합니다. 

 마스터는 전지적 시점에서 시나리오를 바라보지만, 플레이어는 1인칭 시점에서, 일개 개인으로서 시나리오를 접하게 됩니다. '이건 완벽한 복선이야!'라고 생각하고 집어넣으면, 마스터는 두근두근하며 바라보겠지만 플레이어들이 그것을 눈치채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렇기에 '떡밥 투척'이라는 대놓고 다음의 전개나 예고에 관련된 힌트를 던지게 되는 기법을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 지나치게 자신이 생각한 전개에 얽매여서 플레이어들의 자유를 제한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하러 온 것이지, 대본이 정해진 역할극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완벽하고 멋진 시나리오라도, 전개에 맞지 않거나 상황에 어울리지 않으면 언제라도 집어던질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욕심을 부린 시나리오라면 그렇게 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요.

 이는 난이도 조절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것은 '죽을 것처럼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이길 가능성이 있는' 적입니다. 도저히 이길 것 같지가 않은 적이 나오면 플레이어들은 재미와 의욕을 모두 상실해버립니다. 그건 그저 마스터의 자기 자랑, 그 이외의 아무 것도 아닙니다. 너무 강한 적보다는, 차라리 약한 적이 낫습니다.

 마스터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흔히 '마스터 캐릭터'라 불리는, 이야기의 중심이 되어버리는 NPC입니다. 이는, 단연코 피해야 하는 마스터링의 죄악 중 하나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스스로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 온 것이지, 마스터가 만들어낸 이야기에 조연이 되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맙시다.

 룰 개조에 있어서도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흔히 '하우스 룰'이라고 불리는 물건들인데, 자신이 정말로 완벽한 룰 밸런싱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면, 가능한 한 룰은 건드리지 않는 것을 권장합니다. 특히 자신이 마스터링이나 그 룰에 대한 경험이 없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룰이라는 것 자체가 전문 게임 디자이너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서 자신들의 경험과, 오랜 시험을 거쳐서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일반인이 건드려서 오히려 더 개선된다면, 그게 더 이상한 부분이겠지요. 하우스 룰을 만들 때는, 자신의 팀 상황을 고려하며 많은 플레이 횟수를 쌓은 뒤에 시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이 마스터링에 자신이 없다, 하면 일단 룰대로 진행합시다.


4. 신뢰받는 마스터가 되어라

 마스터는 플레이어들로부터 신뢰받아야 합니다. 흔히 마스터는 적 NPC를 다루고 플레이어들에게 시련을 내리는 입장에서 '적'처럼 취급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마스터가 그러한 것을 준비하는 이유는, 플레이어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서지, 그들에게 곧통을 안겨주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모험기획국의 게임 디자이너이나 마스터인 사이토 타카요시씨가 말한 말을 인용하자면, "딱히 PC와 승부하고 싶은 것은 아니라구요. 플레이어의 이모션을 원하는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스터링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한 마디라 생각됩니다.

 마스터링의 자질에 있어서든, 진행에 있어서든, 또 인간 관계에 있어서든, 마스터는 플레이어들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 기초적인 신뢰 관계가 플레이에 가져오는 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관계에서 마스터와 플레이어간에 유대가 깊어지고, 서로에 대한 이해도도 깊어지게 됩니다. 좋은 플레이어는 다름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함께해서 마스터와 서로 이해하고 있는 플레이어. 그러한 플레이어가 좋은 플레이어가 됩니다. 아무리 기교가 뛰어나고, 실력이 대단한 플레이어라도, 마스터와 성향이 맞지 않으면 틀어지게 됩니다.

 

5. 피드백을 받으라

 마스터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 중 하나가, 이 피드백입니다. 그것이 훌륭한 마스터링에 대한 칭찬이 되었던, 부족한 점이나 나빴던 점에 지적이 되었던, 플레이를 한 뒤에는 가능한 한 플레이어들로부터 피드백을 받도록 합시다. 마스터링은 계속해서 흔들리는 축 같은 것입니다. 경험이 부족하면 그만큼 기울기도 심하고, 기복도 심합니다. 하지만 피드백을 받으면서, 서서히 자신의 단점은 줄여가고, 장점을 키워가다보면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중심을 잡은 마스터가 되어갈 것입니다. 그렇다고 피드백 내놔! 하고 강요하라는 것은 아니고, 플레이어들에게 정중하게 부탁해야겠지요. 피곤한 사람들은 자야되고, 일이 있는 사람들은 가야합니다. 플레이어들이 부담을 느끼게 매달리지는 맙시다. 

 가장 좋은 수단이, '후기'의 작성을 부탁하는 것입니다. 원하는 시간에 작성할 수도 있고, 말로 직접 하는 것보다, 더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물론 세션의 여흥이 식기전에 끝나자마자 감상을 겸해서 피드백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긴 합니다만, TRPG던 ORPG던 상당히 체력을 소모하는 게임이다보니. 

 플레이어분들도 더 나은 다음 게임을 위해서, 가능한 한 마스터를 위해서 피드백을 제공해줍시다!



 어째, 쓰면 쓸 수록 자신의 부족함이 드러나는 것 같아서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마스터링은 하면 할 수록, 정말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세계라 생각됩니다. 첫 발을 내딛는 것은 어렵지만, 마스터는 플레이어들은 결코 알 수 없는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스터링은 '체질'이라고 말해지기도 합니다. 마스터링을 하게 되는 사람은, 결국엔 어떻게든 마스터링을 하게 되어있어... 그러니 마스터분들도, 지금부터 마스터가 될 운명을 가진 분들도 좋은 마스터가 되기 위해서 함께 노력합시다!

  • profile
    title: np7레온 2013.12.26 18:41
    흠흠 잘보고갑니당 ㅋㅋ 사타스페하면서 느낀게 어떤 식으로든 피드백을 받아두는게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영. 물론 본문처럼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요.
  • profile
    title: (GC) N-맨GC크로우 2013.12.26 18:42
    어... 뭔가 찔리는 부분이 많군요. 어흑흑.
  • ?
    title: np3愛天 2013.12.26 19:58
    피드백은 플레이어한테도 설명할 부분 같은데요, ㅎㅎ
    테크닉 시리즈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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