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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거창한 이름이 되긴 했지만 내용 자체는 그리 대단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한 번쯤 읽어보시고 훑어보시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 상당히 많이 포함된 주관적인 내용이 될 예정이니 사전에 참고를! 생각나는 대로 적고 있을 뿐이라서 순서는 별로 상관없습니다.


1. 비사교적 · 게으른 캐릭터를 하지 마라

 이는 주로 TRPG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분들이 많이 하시는 것 중 하나입니다. 아무래도 연기에 대한 부담이 있어서, 다른 사람이 하는 걸 일단 봐야지, 라던가 애초에 말이 적은 캐릭터면 괜찮겠지, 하는 것. 하지만 그러한 캐릭터를 하는 것은 오히려 TRPG를 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좋지 않은 요소로 작용합니다. 무엇을 하던 '니 마음대로 해'라는 의욕없는 캐릭터나, 묻는 질문에만 '네...' '아뇨...'하고 대답만 하는 소극적인 캐릭터. 이러한 캐릭터들은 플레이 진행을 더디게 할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간의 의사 소통에도 상당히 장해가 됩니다. 차라리 일단 뭐든지 저지르고 보는 사고뭉치 캐릭터가 오히려 이야기를 재미있는 방향으로 전개한다는 점에서 훨씬 낫습니다. 

 TRPG에서 수동적인 캐릭터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좋지 않습니다. 능동적 캐릭터라는 것이 무조건 일단 적진에 뛰어들고, 스위치가 있으면 눌러보고 하는 문제나 일으키는 캐릭터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능동적 캐릭터란, 주위의 캐릭터들과 소통하며 문제에 있어서 자신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행동하는 캐릭터를 말합니다. 수동적 캐릭터는 아무런 개성도, 특징도 가지지 못합니다.

 어떠한 캐릭터라도, '그 캐릭터가 푹 빠질 수 있는, 또는 의욕을 이끌어내는' 요소가 한 가지는 존재해야 합니다. 평상시에는 말 없이 수줍은 소녀 캐릭터지만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어쩐지 말이 많아진다던가, 다른 일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지만 여자가 부탁하는 일이라면 일단 달려들고 보는 호색한 캐릭터라던가 하는 식으로 '수동성'을 개성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합니다.


2. 성공만이 모든 것은 아니다

 TRPG는 물론 게임입니다. 그렇기에 달성해야 할 목표가 존재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노력했을 때 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성공만을 위해서 모든 걸 던져버리게 되면, 오히려 그 재미를 반감시키는 경우도 더 많습니다. 예를 들면, 시노비가미와 같은 대립성이 강한 시나리오는 달성해야 할 '사명'이 모든 캐릭터에게 존재하며 그 사명이 서로 모순되어 모두가 그 사명을 만족시키지는 못하는 구조로 되어있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TRPG는 '구성원 모두'가 즐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 그렇기에, 승자도 패자도 각자 나름대로의 성취감이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오로지 승리만을 위해서, 모두의 시체를 밟고 일어선 승자는, 과연 참된 승자라 말할 수 있는걸까요?

 그렇다고 성공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실패를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바로 눈 앞에서 잃었을 때(물론 구할 수 있었다면 구하는 게 좋겠지만), 아니면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동료들을 어쩔 수 없이 배신하게 되었을 때. 아니면,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달려들지 않으면 안되게 될 때. 오히려 이러한 실패에서 느껴지는 안타까움, 그리고 여운이 그 이야기를 아름답게 만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실패라는 것은 말했듯이, 성공에 대한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첫 세션부터 마왕을 잡았다! 야호! 세상을 평화에서 구했다ZE! 같은 이야기를 즐기려고 플레이를 하려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겠지요. 어려운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해서, 힘을 기르고, 전략을 짜고, 그렇게 몇 번의 시련과 실패를 겪은 뒤에 가져온 승리. 그때 느껴지는 짜릿함은, 다른 것과 비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3. 지나친 완벽함을 추구하지 말라

 이는 2번의 항목과도 다소 겹쳐지는 부분이지만, 게임에 있어서 지나치게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안전한 길, 가장 확실한 길. 무조건 이길 수 있는 상대와의 결투. 그런 것에서, 어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요? 때로는 함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떠한 함정일까 하고 밟아보는 것. 마스터가 '플레이어들을 위해서' 준비한 시련들을 겪어보는 것 또한 TRPG에 있어선 크나큰 재미라는 것을 잊지 않아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그러면에선, 흔히 '빌덕'이라 불리는 완벽한, 또는 오버밸런스의 캐릭터를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마스터로서도, 플레이어로서도 말이죠. 효율적이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캐릭터. 그러한 캐릭터가 보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더 즐거운 경우가 많습니다.


4. 어울려라. 그리고 호응하라.

 TRPG는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마스터와, 함께 하는 플레이어들과 상호 호응을 하면서 진행하는 게임입니다. 혼자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쳐봤자 아무도 바라봐주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게임 내의 설정 등에 집착하는 분들이 간간히 계십니다. "룰북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는데요?" "아뇨, 제 캐릭터는 그런 캐릭터가 아닌데요." 하고 변화를 수용하지 않는 것. 저는 이것은 '이야기'를 만드는 게임인 TRPG의 '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캐릭터마다 저마다의 설정과 개성이 존재하고, 그것을 인정해주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나치게 그러한 것에 집착하여서 게임의 진행 자체가 막혀버리는 경우입니다. 보는 마스터도 답답하고, 함께하는 플레이어도 답답해지는 개인적으론 가장 기피하는 상황 중의 하나입니다. 

 "내 캐릭터는 우주 최강이야. 아무도 못이김. ㅇㅇ" "여기는 중세시대 판타지 세계지만 마법으로 핵 미사일을 소환하겠어요!" 다소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이러한 것의 특징은 '어울리지 못한다'라는 점입니다. 그것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세계가 되었던, 주위의 플레이어나 마스터가 되던, 그 때의 상황이 되었던. 몇 번이고 말하고 있지만 TRPG는 '다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게임입니다. 자신만의 설정이나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 거라면 혼자서 집에 가서 노트에 소설을 써야하는 것입니다. 

 TRPG에 즉흥극의 법칙을 적용한 글이 있었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 'No'라 대답해버리면, 그곳에서 이야기는 멈춰버립니다. 하지만 'Yes, But'이라 말하는 것으로, 상대의 의견을 수용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지요. 물론 그 모든 상황에서 예스맨처럼 Yes, Yes, YES!!!를 말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선이라면, 그것을 수용하고 발전시키는 쪽을 선택하는 편이 좋다, 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전 항상 플레이어들에게 '너무 설정을 빡빡하게 짜오지 말라'라고 주문합니다. 이미 모든 것이 완벽하게 정해진 캐릭터는, 변화가 들어갈 틈이 없어지게 되고, 결국엔 어울리지 않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이는 플레이어도 아닌 마스터도 마찬가지로 해당되는 사항이지만 이번 글에선 여기까지만.


5. 예의를 지켜라

 이건 0순위에 올려도 부족함이 없는 내용입니다. TRPG는 사람과는 취미입니다. '예의'를 지켜야 합니다. '비난하지 않을 것' '무시하지 않을 것' '욕하지 않을 것' 등 등. 초등학교 바른 생활 교과서에나 나올만한 내용들이지만 인간 관계라는 게 언제나 그렇 듯 항상 이러한 것에서 문제가 일어납니다. 특히 온라인에서 서로의 모습을 직접 보지 못하는 ORPG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입니다. 다른 어떠한 상황보다도 치명적인 것이 이러한 예의에서 일어나는 문제입니다. 

 조금 더 현실적인 내용으로 접근하자면 '정치, 종교, 성'에 대한 화제는 다루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이는 정해진 답이 없으며, 각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다른 부분이기에 가장 민감하고 다툼이 일어나기 쉬운 것들입니다. 물론 십자군 전쟁이라던가, 그러한 소재를 다루는 시나리오라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그러한 상황에서라도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는 플레이 때만이 아닌, IRC라던가 홈페이지의 게시글 등 온라인의 전반적인 내용에 다 적용되는 부분입니다.

 '누군가 불쾌하다고 느낄 수 있을 만한 내용'은 조심하는 게 좋습니다. 사람마다 다 느끼는 것이 다르니 그것을 일일이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최대한으로 조심해야 한다는 점은 그대로입니다. 그러한 내용은 개인 블로그나 일기에 적도록 합시다.

 말은 언제나 상냥하게, 조심스럽게, 공손하게. 이런 것까지 적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 정말 예의에 관한 내용은 수백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적습니다.


6. 마스터의 지시에 따르라

 이건 저도 자주 저지르는 잘못 중 하나지만(...) 게임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그 모든 판단의 최종 결정권은 마스터에게 있습니다. 그것이 설사 자신에게 불합리한 일이라 생각되더라도 마스터의 지시를 따르십시오. 이는, TRPG를 하는데 있어서 절대적인 것입니다. 룰이 잘못 적용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그대로 진행할지, 아니면 이전의 처리로 돌아갈지, 아니면 적당한 조치로 대응할지, 마스터는 게임의 진행에 따라서 가장 적합하다 생각되는 판단을 내릴 것입니다. 마스터는 '캐릭터의 설정'에 까지 간섭할 권리가 있습니다.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라 생각되면 마스터와 상담을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결정권은 마스터에게 있다는 것을 잊으시면 안됩니다. 마스터를 믿지 못하면, TRPG는 할 수 없습니다.


7. 플레이에 집중하라

 이것 또한 저도 자주 저지르는 잘못입니다만(...) 게임을 할 때는 플레이에만 집중해야합니다. 흔히 씬 제로 진행되는 게임에서는 자신의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을 때라던가 다른 일을 하거나 하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행동입니다. 정말로 지키기 힘든 것 중 하나지만,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플레이에 집중하지 않으면 진행도 느려지고, 정말로 치명적인 '텐션'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재미도 반감됩니다. 온라인이 특히 그런 경향이 강한데,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집중하지 않으면, 그 사람도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항상 알고 있어야 합니다. 집중! 합시다. 화장실 갈 때는 마스터에게 한 마디 정도는 해주고 갑시다.


8. 룰을 숙지하라

 모든 룰을 달달달달 외우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소한 기본적인 판정에 관한 룰과, 자신의 캐릭터와 관련된 룰은 정확히 알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모르는 부분을 마스터에게 질문합시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진행에 있어서 방해가 되지 않을 수준에는 도달해야 합니다. 숙달된 플레이어들은 마스터가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착착 진행해주는 보조 GM(...)의 역할까지 대신하기도 하는데 이정도가 되면 정말 게임의 진행이 쾌적해집니다. 대신 허가가 필요한 판정은 하기 전에 마스터에게 물어보고 합시다. 멋대로 굴리면 혼내줄테다.


 적으면서도 저도 뜨끔한 내용이 상당히 많네요(...) 내용은 생각이 나는게 더 있으면 꾸준히 추가시키도록 하겠습니다.

  • profile
    title: np7레온 2013.12.22 02:18
    플레이어로서도 마스터로서도 경험해본 내용이라 심히 공감가네영 끄응;;
  • profile
    에코피 2013.12.22 02:29
    좋은 내용입니다 ㅎㅎ 1번은 특히 공감.... 예전에 플레이 한번 하고 바로 찢어버렸던 캐릭터가 생각나는군요
  • profile
    애스디 2013.12.22 09:49
    우왕. 이번 글은 저번 글보다도 더 좋네요. 추천 꾹-;
  • profile
    title: (포켓몬) 잉어킹어눌한입담 2013.12.23 15:55
    공감 공감... 진국이 느껴지네요
  • profile
    고양이누 2016.11.19 22:17
    우왕 좋은 글이네요 추천! 추천!
  • profile
    title: [신데마스] 안즈아르미 2016.11.20 14:53
    와~ PC로서도 GM으로서도 공감이 가요~ 사교성없는 캐릭터 하면 이야기 진행이 안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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