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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넹. 솜다리입니다. 연말과 방학을 맞아 최근에 TRPG를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이네요.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제가 이 취미를 즐기면서 생각한 것, 그리고 간단히 느낀 것들에 대해서 적어보고자 합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다소 두서없는 글이 될 것 같으니 이 점엔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1. TRPG(ORPG)를 시작하기에 있어서

 아마 대부분의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국내에서는 참으로 보기 드문 마이너한(...) 취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는 국내만이 아니고 TRPG가 존재하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해당되는 내용이지만, TRPG는 마이너 취미입니다. 그 이유로는 몇 가지가 들어지고 있지만, 가장 큰 장벽은 '진입 장벽이 높다'라는 것이 들어지고 있습니다. 초보자분들이나 입문을 해보고 싶은 분들이 항상 말씀하시는 것이기도 하구요.

 이는 사실입니다. 타 취미에 비해서, TRPG는 진입 장벽이 높은 취미입니다. 시간 · 돈 · 사람이라는 3개 자원을 모두 소모하는 고 코스트 취미입니다. 저것들 중 단 한 가지만 결여되도 하기 힘들어지지요. 무엇보다도 TRPG의 핵심인 것이 '혼자서는 할 수 없다'라는 것입니다. 물론 미딕이라던가 소드월드 솔로플레이북처럼 예외라 할 만한 것이 있긴 하지만 그것을 'Table-Talk'라 부를 수 있을 지는 개인적으로 의문이군요. 

 그래서 호기심에 접근했던 분들 중에서, 상당히 많은 분들이 첫 플레이를 해보기도 전에 포기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만 해도 TRPG라는 것에 대해서 알게 되었던 것은 고등학교 때지만, 첫 플레이(...마스터링이었지만...)를 하게 된 건 그로부터 약 4년이나 지난 뒤였습니다. 

 그리고 TRPG는 개인 기량도 많이 요구되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ORPG는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TRPG 같은 경우는 흔히 롤 플레이라 불리는 '즉흥 연기'를 해야하게 되는데, 연극부나 이런 게 아닌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일을 부끄러워합니다.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대본이 있어도 될까 말까인데, 즉흥 연기라니. 인터넷에서 텍스트로 롤 플레이를 하는 ORPG에서도 그 정도가 덜할 뿐 비슷합니다. 쉽게 논란이 될 수도 있는 '자신과는 다른 성별의 연기'에 관해서는 부끄러움이나 때로는 경멸감을 느끼는 분들도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넷카마짓'이 아니냐, 하는 것이겠지요. 이에 대해선 여기서 더 이상 길게 논하지는 않겠습니다.

 또, 연기에 이어선 '룰북'이라는 규칙책이 필요합니다. 행동의 성공 여부나, 데미지 계산... 컴퓨터 게임이라면 자동으로 결과가 나오는 이러한 연산 작업을 TRPG에서는 사람이 직접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 때문에, '마스터'라는 사람이 필요하고, 플레이어도 그 룰에 대해서 어느정도는 숙지하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이 룰북은 구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가격도 비쌉니다. 그리고 심지어 외국어. 국문판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숫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룰을 숙지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실제 플레이에서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룰북을 완벽히 숙지하고 있는 사람도 실제 플레이에선 헤메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 숙달된 플레이어와 마스터라도 게임을 하면서 룰을 잘못 적용하는 일이 일어나는 일도 흔합니다. 룰북을 숙지한 뒤에, 익숙해지기까지도 꽤나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람. TRPG는 사람들과 하는 게임입니다. 약속 지키기, 시간 맞추기, 상대방을 배려하기...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하다 생각되실 수 있는 것이겠지만, 이 세 가지를 지키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사람들끼리 있다보면 사소한 분쟁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법이고, 단순히 취향이나 성향의 문제로 틀어지는 일도 많습니다. 혹시나 개인적인 다툼이라도 일어나면 그 팀은 파토나기 쉽상입니다. 이러한 인간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TRPG를 하는데 있어서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TRPG는 이러한 무수한 장벽을 넘고 견뎌야만 지속이 가능한 어려운 취미입니다. '각오'와 '준비'가 필요한 취미입니다.


2. 왜 TRPG를 하는가?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저렇게 '힘든' 취미를 하는가? 그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지요. 여기서 들 수 있는 예로, TRPG 성향 테스트 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자신이 TRPG에서 어떠한 것을 즐기는 사람이냐 하는 것을 간단한 설문으로 분류하는 테스트인데, 여기서 만들어지는 분류만 해도 10개 가까이 됩니다. 연기를 좋아하는 롤 플레이어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스토리 텔러 등등... 

 하지만, 그만큼 TRPG는 매력적인 취미입니다. 다른 어떠한 취미에서도 느낄 수 없는 TRPG만의 매력이 몇 개라도 존재하지요. 앞으로의 전개를 알 수 없는 이야기, 아니면 다른 세계에서의 대리 체험,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얻어지는 즐거움. 정말로 '해 본 사람밖에 알 수 없는' 재미는 그 어떠한 취미보다도 TRPG에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담배와 TRPG는 끊는 게 아니고 쉬는 것이다, 라는 말도 들리곤 합니다. 십년도 전의 향수를 못잊어 돌아오는 분들, TRPG 경력이 20년이 넘는 이런 분들도 흔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70세를 넘은 분께서 현역 마스터로 활동하고 계실 정도라고 하니 그 매력은 감히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TRPG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선, '직접 해보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같이 하는 사람에 따라서, 사용하는 룰에 따라서, 또는 게임 마스터의 성향에 따라서도 수없이 그 느낌이 달라지기에, '이것이야말로 TRPG의 재미다!'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3. 그렇다면, 어떻게 TRPG를 시작하면 되는가?

 TRPG를 시작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용기를 내는 것입니다. 모르는 사람들과 하는 데 괜찮을까, 룰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내가 과연 롤 플레이를 잘 할 수 있을까, 이러한 걱정은 죄다 집어던지고 일단 첫 발을 내딛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모르는 룰은 배우면 됩니다. 롤 플레이는 익숙해지면 됩니다. 부족한 것은 배우고, 채울 수 밖에 없습니다. 남들보다 뒤쳐지거든 최소한 따라잡기 위해서 노력할 의지는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용기도, 각오도 없다면 TRPG에서 느낄 수 있는 건 실망과 괴로움 뿐일겁니다. 하지만 그것만 있다면, TRPG를 시작하기에 충분한 요건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준비와 의지없이는 TRPG는 즐길 수 없는 취미입니다. 이는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고, 그 이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즐겨야 할 취미인가, 싶으신 분들은 돌아가시면 됩니다. 비꼬는 건 아닙니다. 세상엔 얼마든지 좋은 취미가 많으니까요. 자신이 열정을 쏟을 수 있는 곳에 투자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일 뿐입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해서라도 TRPG를 즐겨보고 싶다, 하는 분들은 환영합니다. 이제 눈 앞에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기 시작할테니까요.


4. 결론

 TRPG에서 제일 중요한 건 마음가짐입니다. 충분한 준비와, 각오. 그리고 의지. 그것만 있다면, TRPG를 시작하기에는 충분합니다.



 다소 뜬구름 잡는 글이 되어버렸지만 TRPG를 즐기는 데 있어서 역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적어보았습니다. 다음 번 글에는, 보다 현실적인 TRPG 테크닉에 대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잡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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